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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명 Dancing Box

참여작가김봉태 개인전 전시기간2009.09.08 ~ 2009.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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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상자, 집과 일상성의 표현

 

고충환/ 미술평론가

 

춤추는 상자, 이는 김봉태의 근작을 지지하는 주제이다. 물론 상자가 춤을 춘다는 표현은 비유적으로 사용된 말이다. 일상 속에는 온갖 형태의 상자들이 있고 그 상자의 기본형은 하나같이 네모다. 심지어 현대인의 일상을 네모에 빗댄 노래마저도 있을 정도이다. 집도 네모고, 학교도 네모고, 사무실도 네모다. 테이블도 네모고, 가방도 네모고, 길마저도 예전의 구불구불한 모습을 잃고 네모다. 네모와 네모를 구조화한 상자의 도형은 현대인에게 피할 수 없는 삶의 환경이며, 그 자체 고도로 문명화된 사회를 대변해주는 아이콘이다. 작가는 네모난 상자들로부터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을 발견하고, 삶의 희로애락을 담아낸다. 따라서 춤추는 상자란 다름 아닌 집이며, 그 속에서의 온갖 크고 작은 삶의 서사들을 암시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허나, 외관상으론 네모와 상자를 기본형으로 해서 이를 다양한 형태로 변주한 작가의 그림은 순수한 형식논리, 이를테면 색면추상과 기하학적 형태의 변주에 의해 추동되는 모더니즘 회화의 전형처럼 보인다. 그러나 작가는 모더니즘 회화의 형식논리를 인정하면서도, 그것이 실제의 삶과는 단절된 채 그 자체만의 논리(이를테면 예술의 자율성과 같은)에 의해 정당화될 수 있다는 데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추상적 형식을 추상의 진정한 의미 즉 실제가 추상화한 것으로서, 그 이면에 삶의 실제가 고스란히 녹아든 상징적이고 암시적인 형식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이렇게 추상적 형식 속에는 삶의 실제와 사사로운 서사가 담겨지게 된다. 작가의 그림은 이처럼 모더니즘 서사의 형식논리를 견지하면서도, 이를 삶의 비유적 표현과 연결시킴으로써 그 외연을 확장시킨다. 이로써 인간적 추상, 인간화된 추상, 인간의 생리를 닮은 추상(이를테면 사람처럼 춤을 추는 상자와 같은)이 가능해진다.

 

 

        

 


이런 유기적 추상(삶의 실제를 연상시키거나 그 생리를 닮은 추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작가의 전작을 간략하게 스케치할 필요가 있다. 전작에서의 형식적인 성과나 의미내용이 근작에 상당정도 함축돼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먼저, 작가의 그림을 지지하는 주요 인문학적 배경은 미국체류시절 형성된 것이다. 당시 현지의 지배적 경향성인 뉴욕색면화파의 색면추상과 자연사박물관에서의 원주민 미술에서의 기하학적 형식이 작가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사료된다. 그러니까 모더니즘 회화의 정점이랄 수 있는 미니멀리즘 형식과 원시미술의 주술성이 합치되고, 고대와 현대를 한몫에 만난 것이다.


그리고 색채와 관련해서는 동양의 전통적인 색채관념을 반영한 오방색에 대한 공감이 엿보이는데, 주지하다시피 오방색은 사방과 가운데를 상징하는 방위색으로서 사실상 세계를, 우주 자체를 지시한다. 이처럼 작가는 진작부터 형식논리를 형식논리 자체로만 받아들이기보다는 그 이면에 의미내용(이를테면 주술성과 우주적 비전)이 함축된 상징적이고 암시적인 형식으로 이해하는데 체질적으로 더 익숙했던 것 같다. 이렇게 김봉태의 그림에는 고대와 현대, 그리고 동양과 서양이 합치되는, 이른바 차이 나는 것들을 한데 아우르는 종합적이고 총체적인 인식(요새말로는 탈경계의 인식)이 인문학적 근간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의미론적인 면에서 작가는 서양의 분석적 태도와는 비교되는 동양의 종합적이고 암시적인 이해방식을 그 근간으로서 받아들인다. 그리고 이는 동양철학에 바탕을 둔 한사상과 이를 정론화한 드나름 사상으로 현상한다. 한사상이란 하나(一), 많은(多), 큰(大), 밝은(明), 흰(白) 등의 외관상 이질적인 의미들이 그 이면에서 유기적으로 연속돼 있다고 보는, 즉 상보적 개념으로 보는 입장으로서, 온갖 차이 나는 것들을 하나로 아우르는 무한한 포용력에 바탕을 둔 동양사상의 한 전형을 보여준다. 이 한사상이 작가의 그림에서 전통적인 도상 중 하나인 팔괘를 차용하고 변주한 이른바 <비시원> 연작으로 형상화된다.


그리고 한사상을 근간으로 하여 이를 정교하게 다듬은 드나름 사상은 들어오고 나가는 것, 안과 밖, 겉과 속이 서로 다르지 않다는, 혹은 서로 통한다고 보는 입장이다. 그 자체 경계와 탈경계에 대한 인식과도 통하는 이러한 입장은 정작 오랜 미국 체류시절을 마감하고 귀국한 1980년대 중반 이후의 <창문> 연작에서 본격적으로 개화된다. 사실 창문은 이중적이다. 창을 통해 밖을 내다볼 수 있는가 하면, 안을 들여다볼 수도 있다. 세계를 이해하는 주체의 관점을 반영하는가 하면, 주체의 자기반성적 성찰을 엿보게도 해준다.

 

창문으로 대변되는 경계는 그렇게 뚜렷하지가 않다. 더욱이 이를 통해 보이는 일루전(그것이 외계의 풍경이든 내면의 심연이든)을 실체와 동일시할 수는 없다. 색즉시공 공즉시색, 있는 것을 있다 하고 없는 것을 없다 하는 것은 전적으로 마음의 현상에 지나지 않는다. 모호한 경계, 애매한 경계, 불투명한 경계에 대한 인식은 결코 비논리적 것이 아니다. 그러기는커녕 오히려 이분법과 정체성의 논리(그 자체 차이의 논리와 비교되는)에 바탕을 둔 모든 결정적인 경계를 허물고 재편하게 해주는 초(超)논리적 사유방식이며, 적극적이고 대안적인 실천논리이다. 이로써 모든 존재와 특히 개념은 경계의 이쪽 아니면 저쪽이 아닌, 경계 위에 있는 것이다.


이런 유동적이고 유기적인 경계에 대한 인식 탓에 그림에서의 창문은 바깥쪽을 향한 것 같기도 하고, 그 안쪽을 향한 것 같기도 하다. 여차하면 창틀을 빠져나와 그 일루전이 유래하는 하늘로, 아니면 작가의 내면으로 되돌려질 것 같은 역동성과 함께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진다.


김봉태의 근작인 춤추는 상자는 이처럼 그 이면에서 전작에서의 여타의 특징들, 이를테면 <창문> 연작에서의 형식적인 요소들과, 이를 지지하고 있는 한사상(종합적이고 총체적인 인식에 바탕을 둔)과 드나름 사상(탈경계에 대한 인식에 바탕을 둔)이 변주되고 강화된 형식으로 작용하고 있다. 상자의 접히고 펼쳐진 모습(마치 전개도인 양)을 다양한 형태로 변주해내고 있는 이 일련의 그림들은 이처럼 전작과의 영향관계를 상당정도 유지하고 있으나, 형식적인 면에서는 전작과 사뭇 달라 보인다.

 

무엇보다도 그 자체 반투명 소재인 플렉시글라스를 화면에 도입한 것이 전작과는 뚜렷이 구별된다. 플렉시글라스의 표면과 이면에 서로 어긋나게 색면을 그려 넣는가 하면, 때로는 색면으로 더러는 선으로 상자가 접혀진 모양을 찾아내고 재구성한다. 이렇게 그려진 화면을 아크릴 박스로 덧씌워 마감하는데, 이때 빛을 그 이면에까지 투과하는 플렉시글라스의 반투명성으로 인해 마치 입체로 된 실제의 상자를 보는 것 같은 일루전으로써 그 실체감을 강화시켜준다. 비록 평면에 대한 시지각적 현상에 지나지 않지만, 3차원의 입체영상을 보는 것 같은 실물감을 자아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반투명성도 그렇지만, 특히 색채가 더 은은하고 부드럽고 유기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이를테면 전작에서는 원색대비가 뚜렷한 편이었다면, 근작에서는 파스텔톤의 중간색상이 주조색을 이룬다. 이로부터 부드러운 느낌과 함께, 단순한 시지각적 현상을 넘어 촉각적인 성질마저 자아낸다. 부드럽다는 것은 분명 시각적 현상보다는 촉각적 성질에 가깝다. 여성주의에서는 촉각적 성질을 여성적 이미지와 동일시하고 있는데(시각적 이미지를 남성적 이미지와 동일시하는 것과 비교되는), 이렇게 작가의 내면에 깃든 아니마(여성적 감수성)가 무의식적으로 발현한 것은 아닌가 싶다. 특히 흰색과 플렉시글라스의 결합은 흡사 우윳빛과 그 질감을 연상시키며, 이로부터 느껴지는 우호적이고 유기적인 느낌이 아니마의 존재를 재확인시켜준다.

 

 

 


그런가하면 이처럼 그 이면에 빛을 머금은 색채에 대한 감각적 인식은 전통적인 미의식에 대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를테면 발이나 주렴을 통해 한차례 걸러진 사물을 관상하는, 이를 통해 사물의 보다 풍부한 결을 즐긴 조상들의 미의식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미의식은 물론 그 자체 김봉태의 작업을 관통하는 경계 혹은 탈경계에 대한 인식과도 통하는 것이다.


작가는 상자를 모티브로 해서, 이를 평면작업으로 그리고 때론 조각으로 형상화하는데, 특히 조각의 경우 <춤추는 상자>라는 주제 혹은 제목이 암시하는 유기(체)적 성질을 더 직접적으로 환기시켜준다. 실제로 다양한 춤사위를 구현해놓은 것 같은 인상인데, 아마도 입체(사방에서 관상하게 한 환조 형식의)가 주는 묘미가 아닐까 싶다. 실제로 춤을 추는 사람의 유기적인 형상을 떠올리게 하는 의인화된 형상이 전위극의 한 형식인 사물극을 보는 듯하다.


상자를 모티브로 한 김봉태의 작업은 평면이든 조각이든 어슷비슷하면서도 똑같은 것이 하나도 없다. 마치 우리네 삶의 모습이 어슷비슷한 모양의 집과 더불어 어슷비슷한 삶의 행태를 영위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다 다른 것과도 같은 이치이다. 그 속에 차이를 내재한 반복이라고나 할까. 이처럼 작가는 상자와 집을 동일시하는 한편, 이를 심플한 화면구성과 부드럽고 우호적인 표면질감으로 담아내고 있다. 상자 같은 집에서 일어나는 삶의 서사를 조망하는 작가의 시선에서 삶에 대한 애정과 긍정이 묻어난다.

 

            



The Dancing Box Representation of the House and the Mundane Life


Kho, Chung-Hwan


The latest works by Bongtae Kim revolve around the metaphorical theme of the Dancing Box. Boxes are everywhere around us in all different forms, but they are essentially based on the quadrangles. So common is this four-edged shape we even have a song that compares the contemporary life to it. The house is rectangular, as is the school, the office, the table, the briefcase. Even the streets no longer wind and unwind in curves but they are elongated rectangles. the quadrangle and the box that is the three-dimensional structure built from six quadrangles are ubiquitous. They are an inescapable part of our life's environment, and they have become iconic of the highly civilized society. Kim discovers in these boxes his home, and he imbues it the various emotions he goes through. The Dancing Box, then, is no more than his own house and the numerous stories of our lives, big and small, that are played out inside it.


On the surface, Kim's box paintings are typically modernist and expressive of the pure formal logic. The varied renditions of the rectangular and cubic forms are quite like the permutations of geometrical shapes and color field abstracts often found in modernist works of art. However, while Kim does recognize the formal logic of the modernist art as being relevant, he disagrees with the view that it can be justified on its own account-for example by concepts like the autonomy of art-completely cut off from the real life. He sees abstract forms as symbolic representations of life with relevance to reality. The abstract thus serves as a vessel that carries the mundane stories and the actual facets of life as is. Although Kim maintains the modernist formal logic, he links it to the metaphorical expressions of life to expand the meanings it embodies and opens the possibility for the abstract to be humane and to exhibit characteristics similar to people-as in a 'dancing' box, for example.


To understand the organic abstract-or the abstract that recalls life-it helps to go back to his past works for clues or traces of the development of form and significance that have led to the present. One of the major influences that constitute the foundation of his paintings goes back to the time when he was living in the US. The color fields abstracts that had dominated the New York art scene and the geometrical composition of the Native American art he came across in the American Museum of Natural History seem to have left an indelible impression on Kim. He was at once exposed to arts that seemed to be at different ends of the spectrum; the minimalist form of modernist paintings on one hand and the occult incantation of primitive art on the other, the ancient and the contemporary coming down upon him in a single stride.   


In terms of color, Kim seems to have found inspiration in the traditional hues of the East. His works reflect a special liking for the Five Colors, which respectively symbolize north, south, east, west and the center, in effect representing the whole cosmos. His symbolic use of colors indicates that Kim has always had a penchant for reading meaning that is behind the evident formal logic-for example, some magical power or a cosmic vision it may be embodying. Kim's paintings are founded on the holistic-or in the more current parlance trans-boundary-embracement of the different-e.g. the ancient and the modern, and the East and the West.


From a semantic point of view, Kim's art stems from the Eastern way of understanding which is comprehensive and implicit, in contrast with the western analytical approach. Kim's work are founded on the Han Philosophy and the Denarum Philosophy both of which have roots in the broader Asian Philosophy. The Han Philosophy, summarized, views concepts that are superficially different-e.g. concepts like one(-), many(多), big(大), bright(明), and white(白)-as being complementary and organically connected in a continuum. It is a philosophy that is representative of the unlimited power to embrace, a distinct characteristic of the Eastern philosophy. This Han philosophy is translated into the artistic language of painting in his Nonorientable series, which borrows the traditional iconography of Bagua(八卦), or the Eight Signs, and plays this theme in numerous variations.


The Denarum Philosophy is built on the Han Philosophy but in a more refined way. Basically it is a point of view in which what enters and exits, the inside and the outside are not seen as different, or put in another way, they are considered interrelated. This idea, which is similar ti the perception of the boundary and the trans-boundary, is fully developed in the Window series, created in the mid-1980s after Kim returned from his prolonged stay in the US. Windows are essentially dualistic in nature. Through it you can look from outside in or vice versa. It can reflect the person's perspective on the world as well as his introspection in to his own being.  


The boundary that is represented by the window is not very distinct. And the illusions seen through the window(whether it is of the external world or the deep inner being) cannot be identified with the real entity itself. As in the ancient Buddhist teachings-"Form is emptiness, emptiness is form"- the existence or non-existence is all in the mind. Ambiguous and indefinite boundaries are not illogical but translogical in that they help undo and recognize all definitive boundaries built in logics of dichotomy and identity, logics that are essentially based on differences. This translogical idea is in this sense proactive, and it serves effectively as an alternative philosophy for praxis. All beings, especially the concepts, can now belong on the boundary rather than on either of the boundary.


The flexible and organic perception of the boundary projects the window as lending a view of both the outside and the inside. There is such dynamism and tension as if at any moment the window will jump out of its frame and soar into the heavens or into artist's inner being, wherever it was that the illusion had originated.


The Dancing Box obviously inherits these characteristics from his previous works, namely, the formal elements of the Window paintings as well as the philosophical background of the Han Philosophy-of comprehensive and holistic view of the world-and Denarum philosophies-based on the idea of the trans-boundary-in permutations that are much more reinforced. The boxes, deconstructed and laid out like development figures, are definitely connected to his earlier works, but they are visibly different in form.


His latest works are distinguished by the use of Plexiglas, a translucent material. Kim paints the two sides of the Plexiglas in different colors or uses lines or color planes to indicate the diverse ways in which he has laid open the box. The painted Plexiglas in given acrylic covering as a finishing touch, and the final outcome is a stunning illusion of the three-dimensional box rendered more realistic by the light penetrating the Plexiglas. Although in actuality it is a two-dimensional piece playing on the human vision, the viewer is led to perceive it as they would images from a 3D movie.


In addition to the translucence, the colors also help to project a soft and organic mood. In his other works, Kim drew a sharp contrast in vivid primary colors, but he generously used more neutral hues in the pastel tone for his more recent paintings. Such colors go beyond affecting the vision to assimilate a tactile experience. Indeed, softness is more relevant to the touch than to sight. In feminism the tactile characteristics are often identified with the feminine image as opposed to the visual characteristics ascribed to the masculine. The tangibility of his works may have sprung unconsciously from a feminine anima that is part of the artist's inner self. The combination of white and Plexiglas visualizes a milky texture, and the friendly and organic sensation that emanates from this is proof of this inner anima.


The colors and the way they are filled with light that the translucent material allows recall something traditional: the beaded hanging screens or bamboo blinds mediating the perception of objects on the other side, which show the richer aestheticism of our ancestors. The traditional aesthetics is also in line with the idea of the boundary or the trans-boundary that runs through the works of Kim Bongtae.


Kim uses the box as a motif for the two-dimensional paintings as well as the three-dimensional sculptures. Quite naturally, it is the sculptural boxes that are more expressive of the organic nature implied in the title Dancing Box. These sculptures, in fact, look like various dance moves, more powerful because they are three-dimensional and can be viewed from all sides. The personified image of the box brings to mind the object theatre.


Although the Box series is created on the single motif of the box, none of the works are identical thought there are commonalities among them. This is a metaphor for how we seem to be living in similar houses and flats and leading similar lives but are in no way the same. In this respect, his works are repetitions but with differences built inside. Kim identifies the box with the house which he captures with simple composition and soft and amiable texture. He sees the stories of our lives unfolding in our houses and captures them in the boxes he creates, obviously with great affection and optim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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